개요

콜린 캠벨Colin Campbell의 2020년 저서 <영양학의 미래The Future of Nutrition>을 읽고 요약했습니다.

콜린 캠벨의 다른 저서들과의 관계는 이런 것 같아요:

  • 무엇을 먹을 것인가The China Study: 2004년 작. “중국 연구”에 대한 상세한 소개 및 자연식물식의 과학적 근거
  • 당신이 병드는 이유Whole: 2012년 작. 자연식물식의 과학적 근거들이 충분히 주목 받지 못했던 이유, 기존의 환원론적 접근법의 한계, 전일론적 접근법의 필요성 등을 설명
  • 영양학의 미래The Future of Nutrition: 2020년 작. 자연식물식을 둘러싼 논쟁의 근원을 설명하고, 영양학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

전작들과 겹치는 내용은 생략하고 영양학 내의 미신들을 비판하는 2부의 내용만 요약, 발췌하도록 하겠습니다.

제5장. 동물성 단백질 숭배The Cult of Animal Protein

5장에서는 단백질 신화의 기원을 분석합니다.

1839년 일군의 연구자들은 실험실의 개에게 특정 요소가 결여된 음식을 계속 먹이면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산소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례였다고 해요. 이를 계기로 핵심 영양성분이라는 개념이 탄생하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물질로 여겨졌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of prime importance”이라는 뜻의 그리스 단어 “proteios”에서 파생된 “단백질protein”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독일의 유기화학자 게르하르트 멀더Gerhard Mulder(1802-1880)는 단백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지금까지 알려진 유기물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백질이 없이는 지구 상의 어떤 생명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단백질로 인해 생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독일 유기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1803-1873)는 단백질이 “생명의 물질 그 자체”라고 평합니다.

그로부터 40년 후 그의 700여 명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칼 폰 보이트Carl von Voit(1831-1908)도 스승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며 단백질 소비를 권장했습니다. 그는 영양학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그는 매일 52g 정도의 단백질이면 충분하다는 점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근거 없이 그 두배에 이르는 118g을 소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권위자들이 말하는 단백질이란 당연히 동물성 단백질을 이르는 것이었고요.

칼로리라는 단어를 고안한 인물이자 애너지 대사 연구로 유명한 막스 루브너Max Rubner(1854-1932)는 보이트의 제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단백질이 “그 자체로 문명의 교환interchange of civilization”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기록에 따르면 영국인 의료 조언자였던 맥케이 소령Major McCay은 인도의 벵갈리 부족 사람들이 다른 부족에 비해 더 많은 단백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선호했다고 해요.

그는 또한 “열등한 종족”은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영양학 연구자였던 H. H. 미첼Mitchell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미첼은 동물 단백질의 영양적 가치nutritional value를 계산하는 표준 계산법을 개발한 인물입니다.

이러한 초기 연구자들의 영향력은 이후 이 분야에 오랜 시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이트의 또다른 제자였던 W. O. 앳워터Atwater(1844-1907)는 USDA의 첫 영양학 프로그램을 설립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 식습관 가이드라인 자문 위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만 있다면 초기 연구자들의 이러한 계보는 그 자체로 별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양학 분야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USDA의 영양학자들은 여전히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1943년에 제안된 “기본 음식 7개 그룹”의 내용은 현재까지 크게 바뀌지 않고 유지되고 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 측정하기: “고품질” 연막Measuring Animal Protein: A “High-quality” Smokescreen

동물성 단백질의 사도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품질이 좋다”고 단언하곤 합니다. 이 신념의 기원을 추적하려면 “품질” 논의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단백질 발견 직후부터 과학자들은 단백질의 상대적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목표였으나 결국은 결함이 큰 방식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첫번째로 시도된 방법은 단백질 효율PER; protein efficiecy ratio입니다. 식품의 PER은 단백질 섭취량 대비 체중 증가량으로 측정했습니다. 즉, 단백질이 신체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주로 인간이 아닌 축산동물에게 적용됐으며(이익 극대화를 위함), 인간의 건강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더 널리 쓰인 측정 방법은 생물학적 가치BV; biological value입니다. 일리노이즈 대학의 축산학 교수였던 H. H. 밋쳇이 1924년에 고안한 방법으로, 단백질 섭취 후 체내 잔류 질소를 측정하여 단백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지를 보는 방법인데, 질소로 단백질 효율을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당시에나 현대에나 없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미첼의 편견은 강력했다고 해요. 과거 맥케이 소령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열등한 인종이라고 여겼습니다. BV도 PER과 마찬가지로 현대에는 거의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방법이지만,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소개했습니다.

좀 더 최근에는 아미노산점수AAS; amino acid score라는 계산 방법이 개발됩니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이 인체가 필요로 하는 비율과 얼마나 근접한지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진지하게 수용한다면, 가장 품질이 좋은 단백질은 인육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단백질 소화율에 따라 보정한 아미노산 점수PDCAAS 등 다른 계산법도 있으나 모두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품질이 좋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미노산은 모두 신체에 좋은 방식으로 사용된다’는 가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이같은 접근은 모두 과학적으로 별다른 근거가 없습니다.

게다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때 단백질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포화지방 등 수많은 성분들을 함께 섭취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단백질이나 아미노산만 고려해서는 안되고 전체적이고 더 넓은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만 합니다.

게다가 동물성 단백질의 장점이라고 여겨지는 효과조차도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폼질 좋은 단백질”이 어린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하더라도, 어린 시기의 신체 발달이 성인기의 신장이나 체격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많지 않습니다. 아동 시기에 특정한 질병을 앓는 경우를 제외하면 신장은 유전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품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성장호르몬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성호르몬, 더 빠른 2차 성징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는 생식기관의 암 발생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동물성 단백질로 인한 이같은 부작용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중국 연구”에 따르면 우유 기반의 카제인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는 성장호르몬 및 암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반면, 소위 “품질 낮은 단백질”인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는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언어들The Language of Animal Protein

‘건강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동물성 단백질은 고품질”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정량화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BV는 나름 유용한 지표입니다. 다만 BV가 높으면 좋고 낮으면 나쁘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오독은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언어에서 기인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암연구소IARC는 적색육이 발암물질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생물학적 가치BV가 높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색육 없이도 동일한 영양성분을 섭취할수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음식의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면 암을 예방하거나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식의 이중적인 메시지는 매우 흔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발암물질이며 온갖 부작용이 있는데 어떻게 ‘고품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고품질 동물성 단백질”은 미신에 불과합니다.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정책: 세상을 먹여 살리기? The Policy of Animal Protein: Feeding the World?

(생략)

지워진 선행 연구들Erased Predecessors

왜 1800년대의 미신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을까요? 왜 오류를 지적한 사람들이 없었을까요? 사실은 저자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요. 다만 지속적으로 잊혀지고 있을 뿐입니다.

예일대 교수이자 미국 구립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었던 러셀 키텐든Russell Chittenden(1856-1943)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보이트가 제안했던 하루 100~134g이 아닌 10~40g의 단백질만으로도 충분할 뿐 아니라, 그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에 좋다고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예일대 교수인 어빈 피셔Irvine Fisher도 운동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고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육류나 해산물을 먹지 않은 집단의 기록이 육식이나 해산물을 먹는 집단의 기록에 비해 월등히 좋았습니다.

무려 백 년이 넘게 지난 후, 동일한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게임 체인저스Game Changers”가 제작되었으며, 이 책을 쓰고 있는 현재 테네시 타이탄즈 NFL 선수들의 1/3 가량이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고 프로 골퍼 개리 플레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레슬링 선수 크리스 캠벨 등이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세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학 연구자들 중 키텐든이나 피셔의 연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집단 사고: 보이지 않는 울타리Group thinking: The Invisible Fence

(생략)

제6장. 관련된 미신, 논쟁, 우회Related Myths, Debates, and Diver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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