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대상화, 파편화, 소비의 순환the cycle of objectification, fragmentation, and consumption은 캐롤 J. 애덤스가 <육식의 성정치>에서 제안한 개념으로, 여성에 대한 억압과 동물에 대한 억압을 연결할 수 있는 대안적 이론입니다.

대상화를 통해 억압자는 피억압자를 사물로 취급하며, 사물이기에 의지에 반하여 폭력을 행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억압자는 피억압자를 파편화하고, 최종적으로 소비consume합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 억압 또한 동일한 과정을 거쳐 일어납니다. 남성이 여성을 실제로 먹는consume 경우는 흔치 않으나 모든 남성은 여성의 시각적 이미지를 소비consume합니다. 소비는 억압의 완성입니다.

언어의 역할

우리의 언어는 이 순환의 물리적 과정을 보완하는 기능을 합니다. 도축 후 파편화된 부위들에는 로스트 비프, 스테이크 등 새 이름이 부여됩니다. 한편 객체는 소유물일 뿐 다른 객체를 소유할 수 없기에 “닭의 날개chicken’s wings”가 아니라 “닭 날개chicken wings”로 지칭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소비가 시작됩니다.

가려진 도살장 - 파편화 과정을 감추기

도살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감춰집니다. 이에 따라 마치 대상화 직후 파편화 없이 바로 소비가 일어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파편화는 살아있던 지시대상이 사라져서 부재 지시대상으로 변하는 과정입니다.

멜라니 조이도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에서 육식주의라는 폭력적 이데올로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폭력성을 감출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