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우선순위 재정립Rethinking Priority 프로젝트”라는 연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나 활동가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우선순위의 조정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종류의 실증적 연구를 수행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식물과 무척추동물을 포함하는 총 18종 생물의 의식 경험과 관련된 53가지 특징을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가 2019년 중순에 공개되었어요.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동물 실험을 한 것은 아니고 다양한 목적으로 수행된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고 그 중에서 이번 연구와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는 부분만 추려서 모은 자료라서 종에 따라 데이터가 풍성하기도 하고 부족하기도 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자료라고 생각해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시각화를 해봤어요.

시각화

동물 운동과의 관련성

“동물 해방”의 저자 피터 싱어는 쾌락이나 고통을 느낄 수 있는(교과서의 표현에 의하면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모든 개체를 지각있는 존재sentient being라고 부릅니다. 지각있는 존재는 이익 또는 관심사interests를 가지기 때문에 이 존재가 인간이건 아니건 간에 이익을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물 권리의 옹호”의 저자 톰 리건은 믿음, 욕구, 인식, 기억, 미래에 대한 감각, 정서적 삶, 선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할 능력, 연속적인 정체성 등을 가진 모든 생명을 삶의 주체subjects-of-a-life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모든 삶의 주체들에게는 내재적인 가치inherent value가 있으며 따라서 도덕적 권리moral rights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둘 중 누구의 입장을 지지하더라도 위와 같은 연구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리건이 말하는 삶의 주체이기 위해 만족해야하는 조건은 싱어가 제시한 조건에 비해 더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리건 스스로도 “삶의 주체”에 해당하는 동물이 “상당수의 포유 동물과 어쩌면 일부 조류” 정도일 것으로 보수적으로 추정해요. 하지만 위 연구에 의하면 상당수의 무척추동물도 다양한 수준의 의식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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