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인간이 직접 채소를 먹는 것이, 소에게 사료를 먹인 후 인간이 ‘소고기’를 먹는 것에 비해 더 에너지 효율이 높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계산하는 방식은 다양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채식이 육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적이라는 점은 비거니즘을 다루는 여러 책이나 자료의 일관된 결론입니다.

이 글에서는 2016년에 출판된 관련 논문 <에너지 및 단백질의 사료-음식 전환 효율과 식생활 변화로 인한 잠재적 식량 증가Energy and protein feed-to-food conversion efficiencies in the US and potential food security gains from dietary changes>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합니다. 미국 기준 자료이지만 한국 등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에너지 효율

사료요구율

전통적으로는 쓰이던 개념 중 하나로 사료요구율(FCR; feed conversion rate)이 있어요. 사료요구율은 ‘가축’이 먹은 사료가 몸으로 바뀌는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사료요구율이 2라면, 사료를 200g 먹었을 때 몸이 100g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같은 종에 속한 동물이라도 어릴 때는 더 빨리 자라는 편이기 때문에, 생후 몇 주가 지났는지(즉, 주령)에 따라 FCR이 달라지는 점, ‘몸’의 기준을 살아 있는 동물의 체중으로 할지, 도축이 끝내서 내장과 뼈 등이 제거된 시체의 무게로 할지, 최종적으로 포장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고기’의 무게로 할지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점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성이 낮아요.

다음은 미국 USDA 기준 소, 돼지, 닭의 평균 사료요구율입니다.

소가 체중 대비 가장 많은 사료를 먹고, 그 다음이 돼지입니다. 닭은 체중 대비 사료를 적게 먹는 편이에요.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이 직접 채식을 하는거예요.

칼로리와 단백질

사료요구율보다는 사료의 에너지가 ‘고기’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변환’되는지를 계산하면 좀 더 정확합니다. 2016년 논문에서는 칼로리와 단백질을 기준으로 에너지 효율을 계산해요.

사료요구율은 낮을수록 좋지만, 에너지 효율성은 높을수록 좋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소의 효율이 가장 낮고, 닭이 가장 높아요. 그리고 이번에도 물론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방법은 인간이 직접 채식을 하는거예요.

사료 대신 인간이 먹을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의 효율성

논문에서는 소가 먹을 사료를 재배할 땅에서 대신 닭 사료를 재배하여 닭을 키울 경우, 평균적인 미국인이 소비하는 단백질과 칼로리 섭취량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더 많은 인구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지를 계산합니다. 추가로, 소 대신 인간이 먹을 작물을 재배하여 채식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같은 계산을 합니다.

참고로, 논문에서 사용한 미국인 일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2500 kcal, 단백질 섭취량은 70g 입니다. 미국 인구는 약 3억 명으로 간주했어요.

소 대신 닭을 먹을 경우 추가로 1억2천만 명(칼로리 기준, 인구의 약 40%) 또는 1억4천만 명(단백질 기준, 인구의 약 47%)이 먹을 식량을 더 생산할 수 있습니다.

소 대신 채식(콩 기반 식단 위주)을 할 경우 추가로 1억9천만 명(칼로리 및 단백질 기준, 인구의 약 63%)이 먹을 식량을 더 생산할 수 있다고 해요.

한국 인구 5천만 명을 기준으로 변환해보면, 한국 사람들이 소 대신 채식을 하면 추가로 3150만 명이 먹을 식량을 더 생산할 수 있습니다.

결론

비거니즘은 윤리적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도 가장 높은 생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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